박지성의 일본어를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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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0. 1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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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선수가 얼마전 일본 교토상가FC에 다녀왔더군요.

유튜브로 보는데, 박지성 선수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얼굴이 변한게 없어요. 오히려 여드름이 없어지고 피부도 훨씬 좋아진듯 하네요. 자기관리에 최고인 박지성 선수입니다. ^^

20년 만에 교토상가FC 홈구장에서 팬들에게 인사하는 박지성 선수/출처:슛포러브

교토상가FC는 박지성이 2000년부터 2003년까지 몸담았던 일본의 프로축구팀이에요.

아시다시피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에게 발탁되면서 박지성 선수의 인생은 꽃이 피었다고 할 수 있죠.

교토상가FC에서 2000년~2003년까지 뛰었던 박지성의 활약으로 교토상가는 1부리그로 올라가고, 천황배 우승까지 이루어냈다./출처:슛포러브

당시 교토FC는 J리그에서도 만년 하위였어요. 그런데 2002년 박지성 선수의 활약에 힘입어 천황배 우승을 차지했어요. 지금도 교토FC의 가장 유명한 레전드하면 모두들 박지성을 손꼽는다고 해요.

20년이 지나도 달라진게 없는 클럽하우스를 보고 놀라는 박지성 선수/출처:슛포러브

박지성 선수가 방문한 곳은, 당시 본인이 땀 흘리던 교토상가FC훈련장이었어요.

놀라운 건, 20년이 지났지만 웨이트 장, 세면장, 건물 등의 시설 대부분이 그대로였다는 거에요. 박지성 선수도 놀라서 어쩔 줄 모르더라고요. 한국 같았으면 강산이 2번 변했으니, 옛 시설들은 남아있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 여기서도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느낀다고 할까요? 아무튼 영상을 보는 저도 놀랐으니까요.

일본 유소년 선수들에게 조언해주는 박지성 선수/출처:슛포러브

곳곳을 둘러보고 나서 박지성 선수와 교토상가 FC 유소년 선수들과의 만남이 있었어요. 유소년 선수들은 박지성이 교토상가FC에서 선수생활을 할 때에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어요. 교토상가 FC의 레전드와의 만남에 선수들도 설레였을거에요.

제가 가장 놀란 건, 박지성 선수의 일본어입니다.

20년 전 함께 선수생활을 하던 일본 동료들과 만나는 박지성선수/출처:슛포러브

20년이 지났고, 일본생활 이후, 네덜란드의 아인트호벤을 거쳐 영국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면서 일본어를 잊어버렸을 만도 한데,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전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박지성 선수는 일본어에도 본인의 겸손이 묻어나 있어요.

" ぼくも あなたたちの年では、あんまり 言い選手と呼ばれてなかった。それから 運もあったし、がんばって ここまで きたんだ。"

-나도 너희들 나이땐, 그다지 좋은 선수로 불리지 않았어. 그후 운도 있었고, 열심히해서 여기까지 온거야."

분명 20년전 선수생활할 때는 일본 동료들과의 소통에 아무런 문제없이 그라운드를 지배했을 것 같아요. 본인 스스로도 완벽주의라서 나름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하네요. 최근 외국 무대로 진출하는 스포츠 선수들이 통역과 동행하며 외국어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을 보면, 박지성 선수야말로 축구는 물론 외국어에서도 레전드 급이 아닌가 싶네요. 그러니 교토 사람들이 박지성 선수를 사랑하는거겠죠.

20년전 교토상가의 천황배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박지성 선수/출처:슛포러브

당시 교토상가FC의 구단주는 유명한 이나모리 가즈오씨였습니다. 이나모리 가즈오 씨는 교세라 그룹의 창업자로서, 파나소닉의 마츠시타 고노스케, 혼다의 혼다 소이치로와 함께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3대 경영인 중 한명으로 불리는 경영의 신이에요.

그가 박지성 선수의 가족들과 식사를 함께 하며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하네요.

"어딜가든 응원하겠지만, 언젠가 반드시 돌아와달라. 절름발이라도 최고의 대우를 해주겠다."

운동도 마찬가지겠지만, 외국어도 꾸준함, 성실함만이 최고의 무기입니다.

매일 매일의 어휘학습이 1년 쌓이고, 5년 쌓이게 되면, 활짝 그 꽃을 피우는 거죠.

저도 일본어를 공부하기 시작한지, 약 25년 정도 되는데요. 일본어 실력이 일취월장했을 때의 루틴을 떠올려보면, 매일 듣고 받아쓰고, 책 읽고, 외워말하고, 일기쓰곤 하던 일상이었어요. 특히 받아쓰기는 보통의 끈기없이는 꾸준히 하기 힘든 과정이거든요.

그때 전 다음과 같은 외국어 학습의 비법을 터득했어요.

"성실함, 꾸준함, 관심 이외에 요령은 없다. "

박지성 선수의 일본어가 궁금하시다면

브라이언
브라이언 교육·학문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삶에 영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블로그를 운영합니다. 교사, 작가, 투자가, 아빠로 살아가는 자유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