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고등학생의 자퇴가 늘어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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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8. 16.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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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BS

전국 고등학교 1학년 중 자퇴생의 수가 8050명으로 2년새 60% 증가했다고 합니다. 지역별로는 강남, 송파구 학생의 비율이 가장 높다고 합니다.

예전에도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다거나 내신을 망친 학생들이 검정고시를 통해 수능에 올인하려고 자퇴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런데 왜 요즘 유독 자퇴생의 비율이 높아지는 걸까요?

그 이유는 서울 상위 16개 대학 주요대학의 정시모집비율이 40%를 훌쩍 상회하기 때문입니다. 21년까지만 해도 20%대였으니 100%늘어난 겁니다. 이른바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이란 이름으로 2019년 학생부 종합전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한다며 뜬금없이 정시 확대를 지시한건데요. 전 정권의 산물이자 우리 공교육을 무너뜨린 결정타였죠.

출처:고교학점제 완벽 가이드북(브라이언)

서울 상위 16개대학의 정시모집비율은 2022년부터 40%를 넘기시작했고, 올해는 약 43%까지 상승했습니다. 실제 수시이월인원까지 포함하면 50%에 가깝다고 보시면 됩니다. 과거 수시 70%, 정시 30%의 모집비율에서 이제 정시가 50%대까지 된겁니다. 당연히 학생들은 상대평가체제에서 내신등급을 잘 받는데 한계가 있어요. 50%의 확률이므로 수능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어요.

출처:고교학점제 완벽 가이드북(브라이언)

여기에 수학을 잘하는 이과에 절대유리, 전국적인 의대열풍, 첨단학과 육성정책, 최근 킬러문항배제로 인한 쉬운 수능을 예측하면서 N수생비율이 28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어요.

사실 수능전형은 학교 교육과정과 관계가 없어요. 개인의 역량과 사교육 지원으로 도전하는 겁니다. 그러니 학교활동과 교우관계도 신경쓸 필요없죠. 선생님 눈치볼 필요도 없죠. 대형 입시학원에 가서 관리받으면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겁니다. 단, 부모의 사교육비 지원이 있어야겠죠. 작년 한해 약 26조원의 사교육비가 지출되었습니다. 올해는 더 높아질거에요. 또 N수생은 27년 수능까지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고 개편될 수능에서는 정시비율이 줄어들게 뻔하기 때문이에요. 엄청난 예산으로 도입한 고교학점제라는 자동차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수능이라는 구멍난 타이어는 교체할 수밖에 없거든요.

강남과 송파구의 자퇴생들이 특히 많은 이유 중 하나는 의대입시를 목표로 하는 친구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서울대와 고려대, 그리고 향후 연세대가 정시 수능전형에 학생부 평가요소를 도입한다는 점이죠. 검정고시 출신자들에게 다소 불리할 수밖에 없죠.

상대평가를 없애고 수시도 없애야

지금도 3학년 2학기는 수업이 이루어지지않고 수능준비에 올인하는 경우가 많아요. 수시지원한 친구들도 정시를 지원하는 친구들도 학교에 있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질 만합니다. 이러한 자퇴생 증가와 3학년 교실붕괴를 막기위해서는 수시를 없애야합니다. 9월 수시를 없애고 12월 정시에서 학종과 교과전형, 수능전형을 모두 선발하는거죠. 당연히 수능전형도 학생부 서류 혹은 교과가 반영되어야하고요. 3학년 2학기까지 모두 반영되기때문에 학생들도 학교를 소홀히 할 수 없을 겁니다.

고교학점제는 전 과목 학기제로 운영되기때문에 3학년 2학기도 진로역량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되는거죠. 지금처럼 수시를 9월에 마감하면 2학기는 버리는 학기가 되어버리거든요.

또 상대평가를 없애야 내신 불리함으로 자퇴하는 학생이 사라집니다. 절대평가는 누구나 성취기준을 넘으면 원하는 점수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내신 변별력이 등급제보다는 당연히 줄어들겠지만, 학생별로 다양한 선택과목의 교과세특이 있습니다. 이걸 대학에서 철저하게 들여다보고 평가해야죠. 다행히 2025년부터 도입되는 고교학점제는 모든 선택과목의 평가가 절대평가로 바뀝니다. 아쉬운건 고1이 등급제로 남는다는 것이죠.

대학은 학생선발 능력을 키워야

이제까지 대학은 다된 밥상에 숟가락만 얹어왔어요. 학교에서 내신으로 줄세우거나, 수능으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줄세운 아이들을 뽑아가기만 한거죠. 학생선발에 대한 대학의 무관심이 수능 위주의 입시지옥을 만든 원인이기도 해요.

이제부터는 대학이 자신의 대학에 어울리는 학생들을 선발할 능력을 키워야해요. 학생부 검증의 고도화, 심층 면접, 논구술 평가를 통해 필요한 학생들을 선발해야합니다. 국영수 성적순이나, 수능 등급, 표준점수 순이 아니란 말이죠.

실제 수능으로 들어온 학생들의 반수율이 가장 높기때문에 대학측도 학생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학생 선발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쉽게 하려니 수능성적표에 의지하게 된거죠. 긴 시간과 예산, 인력을 동원해서 학생의 창의력, 문제 해결력 등을 평가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어 버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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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브라이언 교육·학문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삶에 영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블로그를 운영합니다. 교사, 작가, 투자가, 아빠로 살아가는 자유인입니다.